보   노


제 396호 1999.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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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enes From His Life
아프리카 출신 재즈 연주자
뉴욕서 데뷔앨범 낸 보나, “10년에 한번 나올 재능” 호평

Tom Masland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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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계 종사자들은 칭찬에 인색하다. 그러나 아프리카 카메룬 출신의 일렉트릭 베이스 기타리스트인
리처드 보나에 관한 한 사정은 달라진다.
뉴욕의 프로듀서겸 레코딩 엔지니어인 폴 위클리프는 베테랑 재즈 기타리스트 래리 코리엘이 이끄는
최근의 재즈 연주에서 보나의 연주를 처음 듣고 당시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입이 딱 벌어졌다. 그는 베이스에 통달해 있었다.” 파리도 그의 연주에 반했다.

라디오 프랑스 앵테르나쇼날의 알파 디알로는 “리처드 같은 음악가는 10년에 한번 정도 나온다”고 극찬했다.
컬럼비아 재즈社는 이제 31세인 이 아프리카 출신 음악가에 의해 재즈의 미래 모습이 바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주 컬럼비아사는 보나의 데뷔 앨범 ‘내 인생의 장면들’(Scenes From My Life)을 내놓았다.
보나와 그의 밴드는 ‘더 징크스’나 ‘이지 바’와 같은 뉴욕의 작은 나이트클럽에서의 연주를 중단하고
3개월 간 순회연주에 나설 예정이다.

컬럼비아의 후원은 미국적인 예술형태의 국제화와 한 음악인의 특출한 재능 모두에 대한 인정이다.
보나가 지닌 음악의 뿌리는 깊다. 전통 드러머이자 가수였던 그의 할아버지는 보나가 3세 때 발라폰이라는
실로폰처럼 생긴 나무 악기를 만들어주었다.
보나는 5세 때 결혼식과 세례식에서 노래부르고 드럼을 치며 발라폰을 연주했으며 그의 어머니는 합창단을 지휘했다.
그는 8세 때 나무와 조롱박, 자전거의 핸드브레이크 철선을 이용해 기타를 만들었다.
“나는 자전거 수리공에게 농담을 하면서 그가 안볼 때 철선을 감췄다”고 보나는 당시를 회상했다.

보나는 트럭 운전기사였던 아버지를 따라 두알라로 이사하면서 직업적인 연주가의 길에 들어섰다.
그는 처음 기타로 전통음악만을 연주했다.
그 후 한 프랑스인 호텔 주인이 그에게 재즈를 배우라면서 음반을 빌려주었다.
그가 처음 접한 음반은 일렉트릭 베이스의 거장인 미국인 제이코 패스토리어스의 연주였다.
그는 22세 되던 해 파리로 가 ‘아프리카의 제이코’라는 칭송을 받으면서 70년대의 최고 인기 퓨전 그룹
‘웨더 리포트’를 상징하는 패스토리어스의 부드러운 사운드를 완벽하게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보나는 파리에서 성공했지만 결국 한계를 느꼈다.
그는 아프리카 출신의 재즈 음악가에 국한되지 않고 모든 종류의 음악을 연주하고 싶었다.
새 음반에 수록된 곡에서 알 수 있듯 그에게는 또다른 고민도 있었다.
프랑스에서는 전체 방송 프로그램의 40%를 프랑스 음악에 할애하도록 규정돼 있지만 프랑스어권 아프리카인들의
음악은 거기에 포함되지 않는다. 보나는 미국에선 아프리카 음악이 먹혀들지 않는다는
친구들의 충고를 뒤로 하고 4년 전 뉴욕으로 향했다.
조 자위눌과 랜디 브레커 같은 일류 밴드리더들은 곧 보나를 기용했다.

그는 차카 칸·퀸 라티파와 함께 활동했으며 해리 벨러폰테의 밴드를 1년 이상 지휘했다.
뉴욕의 브루클린에 정착한 그는 심야 재즈 연주회를 자주 찾았는데 특히 톱 클라스 라틴 연주자들의 공연이 있으면
빼놓지 않아 컬럼비아측은 그에게 데모테이프를 달라고 재촉해야 했다.
마침 그가 작곡한 노래들은 개인적인 사연을 담은 곡들로 불가항력의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보나 음악의 노랫말은 주로 프랑스어로 돼 있으며 그의 음악적 재능은 전면에 드러나지 않는다.
그는 “그런 것은 아무래도 상관없다”면서 “나는 돈이나 정치에는 관심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의 관심은 오직 배우는 것에만 쏠려 있다. 최근 인도 여행 중 보나는 공원에서 연주하던 드러머에게 큰 감명을 받았다.
그는 언젠가는 남미 방문도 꿈꾸고 있다. 전세계 음악팬들이 그의 순회 공연을 반길 것이다.

▲ 제396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