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일보에 실린글을 아무 허락도 없이 그냥 몰래 올립니다. 몰래 올렸으니 발각되지는 않겠지... ^^

[딴따라딴지] 나를 감동시킨 연주
- 이태윤 편 -

 

 http://www.ddanzi.com/ddanziilbo/101/mu101ma_39-lty.asp


2003.3.10.월요일
딴따라딴지 뮤지션 접선특위

딴따라판의 3 주체, 음악팬 평론가 그리고 뮤지션. 이 예리한 삼각편대의 활발한 커뮤니케이숑과 깊이있는 
교감이 음악시장의 건강성에는 물론 음악 자체의 질적 향상에도 크게 기여할 거라는 데 동의 하시리라.

따라서 딴따라판 3주체간 불신의 골을 좁히고 상호 이해도를 높이는 일이 무엇보다 우선이라는 사실, 
이건 그 동안 미지의 셰계로 남아있던 뮤지션 당사자들의 음악에 대한 직접 발언을 들어보는데서 출발한다는 거에도
다덜 오케!하시리라 기꺼이 믿어주는 바다.

음악정론지를 자임하는 본지의 저런 절절한 소명의식에서 나온 프로젝트,
작전명 "나를 감동시킨 연주" 두 번째 시간이다. 과연 푸로 뮤지션 지들은 워떤 걸 좋다고하고 머시 그래 좋아서 거기 꽂혀부렀는지 알아보는 시간.
파트별로 나간다고 예고했듯 지난 번 드러머에 이어 요번에는 베이시스트 되겠다. 금일 소개할 뮤지션은

 

웬 꽃미남?...

되겠다.

무슨 말이 필요할까. 부활, 송골매를 거쳐 조용필 '위대한 탄생' 밴드의 수석 연주자로 안착한 이가 바로 그라는 건 다 알고 있는 사실.
그러나 수 년전부터 지금까지 울 나라서 발매된 방대한 양의 앨범 가운데 베이스 파트에 한해서는 
그의 휭거를 거친 음반이 그렇지 않은 음반보다 더 많지 않을까?라는 통밥이 더 자연스런,
실로 엄청난 스튜디오세션 경력을 가진 양반이 바로 이태윤이라는 사실. 요건 몰랐을 거다. 다 알고 있었다구? 잘났다...

좌우당간, 이토록 거대한 경력의 소유자되시는 양반은 어떤 음악을 꼽아주었을까.
과연 어떤 면에서 그 음반에 삘 받았을지 궁금한 독자들은 지금부터 사뿐이 마우스에 손을 얹고 스크롤바를 공략하시라.

지금부터 본 기자는 요 색깔로 꼽사리다.

 

THE CRUSADERS <HEALING THE WOUNDS> (91)

골수 퓨전재즈팬들에게 상당한 인기를 얻었던 크루세이더스의 비교적 최근 음반으로 래리칼튼이 활약했던 전성기와는 다른 스타일이다.
마이클 랜도(Michael Landau), 스티브 루카서(Steve Lukather)와 같은 명 기타리스트들이 참가하고 있다.

지알피(GRP레이블)에서 나온 이 앨범은 마커스 밀러(Marcus Miller)가 프로듀스를 했다.
나는 마커스 밀러를 참 좋아한다. 그가 베이스 플레이어로서 보여주는 개인적인 현란함보다 프로듀서로서의 역량을 높게 평가하는 편이다.
각 연주자들의 앙상블을 음악적으로 잘 통제하는 게 그의 능력이다.
적당한 긴장이 살아있는 그런 앙상블 속에서 연주자들의 플레이가 빛 나는 거다.
내가 외국의 유명한 베이시스트들의 솔로앨범보다는 그들이 참여한 앨범을 더 좋아하는 것도 그런 이유때문이다. 내가 추구하는것도 그런 쪽이고.

이 앨범의 가장 큰 매력은 전반적으로 어쿠스틱 피아노와 일렉트릭한 사운드가 잘 조화를 이룬다는 점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조 샘플(Joe Sample)이 피아노를 연주했다.
물론 조 샘플의 연주는 기본적으로 어쿠스틱 싸운드인 건 다 알텐데
이 앨범에선 키보드가 아니고 어쿠스틱 피아노에 마이크를 대 놓고 뽑은 사운드를 들을 수 있다.

그런 어쿠스틱한 사운드에 베이스의 슬랩이 기가막히게 어울린다는 것이 놀랍고 그게 바로 프로듀서의 능력이라 보는 거다.
음악에서 느끼는 매력은 좀 거칠 게 말하면 프레이즈에서 오는 경우가 있고 톤에서 오는 경우가 있다.
내가 보기엔 이 경우 프레이즈 자체에서 나오는 경우라 생각한다. 그러한 프레이즈를 창작한다는 것,
그건 대단한 거라 생각하고 그런 것들을 부분부분 제대로 집어넣고 활용할 수 있다는 게 프로듀서로서의 능력인 거다.

이후 이 처럼 어쿠스틱과 일렉트릭이 잘 조화된 음반은 들어보지 못했다.

 

 손무현 <제목 없는 시> (91)

국내 음반의 경우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본 기자가 이태윤 자신의 디스코그래피에서 뽑아 달라했으니,
웬 자화자찬이냐며 그의 인격을 의심치는 마시라. 그 이유가 뭔지는 지면관계상 생략한다(아니면 기회있을 때 풀어보덩가).

본작은 손무현이 외인부대를 끝으로 메탈밴드 기타리스트로서의 음악적 색깔을 접었음을 보여준 첫 솔로 앨범이다.
전반적으로 퓨전풍 팝 넘버들로 이루어진 앨범이다. 동명 타이틀곡이 가요챠트에서 힛트했다.

베이스를 잡은 게 20년 전이다. 그 동안 100만 장, 150만 장 하는 음반에서 연주하기도 했는데
이 앨범은 개인적으로 남다른 전환점이 되었다. 86년부터 90년까지 송골매에서 활동했고 밴드는 자진 해체했다.
이후 음악적인 방향성을 어디에 둘 것이냐 등등 굉장히 고민을 많이 하던 시기였다.

그런데 당시 나의 고민과 외로움을 달래준 사람이 손무현이었다.
그가 제안을 해서 참여하게된 앨범이고 거의 밴드의 일원으로 열심히 했던 음반이다. 내가 스튜디오 세션을 처음 한 게 89년부터였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주로 마이너스런 세션만 했었는데 이 앨범이 본격적으로 메이저쪽 음반에 진출하는 교두보가 된 것이다.

그리고 당시 내가 경제적으로 좀 어려웠는데 그때 손무현이 한국최초로 세션 도급제(?)를 실시해 돈을 받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150만원이면 그게 당시엔 엄청나게 큰돈이었다.
또 내 아내도 손무현의 부인과 서로 잘 아는 사이라 그 인연으로 만나게 되었고 여러모로 내겐 의미가 있는 앨범이다.

앨범은 전반적으로 리듬의 경우 약간 기계적인 느낌이나는 사운드다. 당시 추세가 시퀸스시대였다.
시퀀스로 먼저 작업해 놓고, 그걸 바탕으로 메트로놈 들으면서 맞추는 방식이 었다.
연주곡 한 곡에선 기술적으로 꽤 어려운 연주를 해내서 당시에는 나름대로 자랑스러워했던 기억도 있다.

 

Abraham Laboriel <DEAR. FRIEND>(94)

아브라함 라브리엘은 주로 퓨전재즈계열 음반에서 활약한 베이시스트. 리 릿나워(Lee Ritenour)의 명반 [RIO]에서 그의 솜씨를 확인할 수 있다.
본작은 알 자로우(Al Jarreau)가 보칼로 참여하고 있으며 GRP레이블의 대표연주자들이 대거 등장한 앨범이다.

아브라함은 멕시칸의 영향을 받은 흑인으로 보이는데 어렸을때 부터 스페니쉬 음악을 열심히 배웠다 하고 그쪽 계열의 기초가 단단한 사람이다.
스페니쉬 기타리스트였다고 한다.

이 앨범은 그의 첫 솔로 앨범인데, 베이스 주자로서 요즘의 그 아주 디지털적이고
깔끔한 그런 쪽 보다는 초창기의 자연스런 톤을 잘 살리고 있는 연주라서 맘에 든다.
뭉턱뭉턱한 어쿠스틱 베이스의 질감이 살아있는 연주를 들을 수 있는 앨범이다.
또한 다양한 스페니쉬계열의 진행도 들을 수 있는데 베이스 연주에 있어서 독특한 입지를 가지고 있는 앨범이라 생각한다.

기자는 오늘날 베이스 파트의 경우 앨범 녹음에서 거의 찍어 버려(컴퓨터 샘플 사용) 스튜디오에서
베이스주자가 설 자리가 점점 줄어드는 게 아니냐고 한다. 사실 그런 경향이 있기는 하지만 그건 어쩔수 없는
시대적 변화이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본다. 그에 대해 연주자들이 취해야 할 자세는
찍는 것 보다 나은 톤과 프레이즈로 맞서려는 태도고 이런 앨범같은 경우 많은 참고가 되리라 본다.

굉장히 저변이 넓은 본토 쪽 음악계이고, 우리는 또 그것들 가운데 좋은 것만 각각 뽑아 먹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굳이 한 사람의 영향받은 인물을 추종하는 것 보다 여러 가지 스타일에 관심있게 귀를 기울이는 게 현명하리라 본다.

 

데이빗 샌본(DAVID SANBORN) <UPFRONT> (92)

섹소폰 주자 데이빗 샌본의 14번째 정규앨범으로 하이럼 블록(Hiram Bullock),
랜디 브렉커(Randy Brecker) 등 퓨전재즈 계열의 터줏대감들이 일합을 겨룬 앨범이다.
특히 에릭 클랩튼(Eric Clapton)이 참여한 [Full House]가 대단히 뛰어난 트랙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 앨범도 어쿠스틱한 색깔이 강한 앨범인데 브라쓰 섹션과 일렉트릭 베이스 간의 앙상블이 매우 뛰어나다.
흔히 이쪽 싸운드는 타워 오브 파워(Tower Of Power) 같은 훵크 그룹을 꼽는데,
이 앨범은 소울풀하고 블루지한 색깔이 짙다. 역시 마커스 밀러가 프로듀서 한 음반인데 톤 셋팅이 특이하다.
드럼의 경우 굉장히 높은 톤의 스네어를 가져왔는데 그것과 베이스가 잘 어울린다.

나는 마커스 밀러를 모던 재즈쪽 연주자로 평가하고 싶지 않다.
이 사람은 소울 뮤지션이고 , 철저한 소울삘을 가지고 블루노트를 연주하는 사람이다.
진짜 재즈 플레이어는 아닌 것 같다.
기자의 말에 따르면 대체로 자코 파스토리우스(Jaco Pastorius)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마커스 밀러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는데
그건 뭐 개인적인 취향이니까 별 상관 없다. 근데 사실 마커스 밀러가 자코 파스토리우스를 들으면서 베이스의 꿈을 키운 경우 아닌가.

묘기 대행진이 좋냐?

또 나의 경우도 그런 말을 가끔 듣는데 예를들어 신현권이 잘하냐 내가 잘 하냐 이런 말.
그건 사실 말이 안된다고 본다. 신현권씨는 나보다 10년 정도 선배이며 내가 그 분의 연주를 보고 배워서 베이스를 쳤는데 말이다.
그걸 대중적인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평가는 할 수 있겠지만 사실 그런 말들은 좀 웃긴다.

마커스 밀러가 프로듀스한 음반은 각 사운드의 앙상블이 모두 최고다.
그게 내가 마커스 밀러의 솔로앨범보다 그가 프로듀스한 음악을 좋아하는 이유다.
눈 앞에 보이는 그 묘기 대행진같은 기교보다는 어떠한 프레이즈를 창작하고 음악적으로 제대로 활용하는 게 가장 중요한 능력이라 생각한다.
진짜 음악을 움직이는 힘은 악보를 그대로 똑같이 연주하는 능력이 아니라 창작력이라 본다.

 



어떠셨나. 재미들 있으셨는지 몰겠다. 본 기자 다시 컴백이다.

아쉬운 점은 이태윤씨가 너무 바빠 좀 더 많은 이야기를 자세히 들을 수 없었다는 점이다.
현재 그는 모 고등학교 실용음악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사단법인
<한국레코딩뮤지션협회>(이런 게 있는지도 몰랐구나) 이사로 활약하면서
'인접 저작권'에 관한 개념을 울 나라에 정착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
쉽게 말해 곡과 가사외에, 연주에도 저작권을 부여해야겠다는 움직임 되겠다. 상황 봐서 기사로 함 디벼주마).
물론 엄청난 양의 스튜디오 세션과 조용필밴드의 일도 함께 보면서.

본 기사는 이태윤씨가 압구정 모 스튜디오에 나타났다는 정보를 접하고 즉시 출격,
그가 연주하러 스튜디오 부쓰로 들어가려는 찰나 본 기자가 일시에 덮쳐 약 1시간 가량 얻어들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거다.
그러니 쬐까 아쉽더라도 맨날 그랬듯 독자 늬덜이 참아야지 우짜건.

암튼 오늘도 이태윤씨가 아마추어 베이시스트들에게 주는 고언을 끝으로 당 프로젝트의 두 번째 장정을 마치도록 한다. 담엔 누가 나올까나?... 이상.

 

베이스 플레이어로 성공할 확률은 낮다. 현재 우리나라 환경에서는 특히 더 그렇다. 나 같은 경우 운도 좋았고 또 첨에 굵직한 밴드에서 활동한 경력이 인정된 점도 있다. 그래도 엘레베이터가 아닌 계단을 밟아서 천천히 꾸준히 올라가는 식으로 노력하면 된다.

기술적 부분을 말하자면, 오른손을 중요시 해야 한다고 본다. 대개 아마추어들은 오른손이 특정한 위치에 있다. 넥쪽이나 브릿지쪽에 습관적으로 오른손이 가 있는데 좋지 않은 버릇이다. 프레이즈, 곡에 따라 그 위치를 적절히 조절해서 다양한 톤을 뽑아내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사실 싸운드의 60%이상은 악기가 아니라 손에서 나오는 거다. 자유롭게 오른손 사용을 할 수 있는 순발력을 기른다면 분명 한단계 나아갈 거라 생각한다.